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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피해의식적인 에피소드의 연속으로, 상처받은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편하게 쓴 글이니 참고해 주세요*

또 시작되었다. 나의 마음을 헤집는 그들만의 논리와 그들만의 생각이. 역시 나와는 1%도 교집합이 없어 공감해 주려는 마음도 없으니 그냥 절연만이 답이다 생각한 하루였다.

남편이 운동하러 나갔는데 한참을 안들어와서 궁금해 하던 중, 엄마도 한참을 들어오시지 않아 직감적으로 "아, 둘이 대화중이구나"싶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80%는 엄마의 하소연, 20%는 내가 너무 비정상적이라는 이야기였다.

더 잘 사는 남매가 더 못 사는 남매를 돕는 건 당연한건데, 엄마가 오빨 도와주는 걸 내가 왜 이리 시샘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그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지쳤다. 어렸을 적부터 30년 이상을 편애하는 걸 지켜봤고, 또 그러려니 해 왔지만 성인이 되서도 나도 힘들지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실제로 아빠가 스스로 목숨을 져버리시고 나는 이를 악물고 살아왔다. 매일 울면서 진로를 바꾸고 취업스터디를 하고, 취직을 하고 또 거기서 살아남으려 발버둥 쳐 왔다) 오빠라는 사람은 공무원 9급 시험 준비한다면서 (아빠 돌아가시고나서도) 14년 이상을 PC방 가서 게임하고 놀러다니고 하느라 백수로 허비해왔다. 심지어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금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 아빠가 생전 일궈놓으신 집을 담보로 1억3천을 빌려 대출했고, 결국 1억은 못 받았다. 그리고나서도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겨우 엄마 지인분 핸드폰 회사에 취업을 했고, 얼마 안있어 혼전임신을 해서 결혼을 했다. 모아둔 돈이 1원도 없으니 결혼비용부터 주거비용까지 거의 대부분 엄마가 돈 벌어 대주고 있고, 그런 엄마는 매번 나에게 "후.. 돈이 없는데, 언제 돈 모아서 쉬어보나" 라는 말을 달고 사셨다. 처음 내가 임신 하기 전엔 아이를 봐줄테니 빨리 아이를 가지라 하시더니, 막상 갖고 나니 "돈이 없으니 난 돈을 벌러 나가야겠다. 못 키워준다" 하셔서 서운했지만 그럴 수 있지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전엔 "오빠네 아이는 내가 키워줘야지, 너네 이 집에서 나가면 여기로 들어오라고 하고 나는 옆 오피스텔 얻어서 나갈거야. 그리고 오빠네 아이 키워줄 생각하고 있어" 라고 둘째를 임신해서 이제 후기로 넘어가는 내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는 서운한 감정을 보였고, 그걸로 난 "그러니까 누가 도움도 못주는 시댁이랑 결혼해서 내가 오빨 도와주는데 너 눈치를 봐야하니? 뭘 그런걸로 서운해 해? 참 이해가 안된다." 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다시 오늘로 돌아와서, 나는 엄마에게 어떤 따뜻한 말로 위로를 받아봤나 그런 기억은 있나 반추해 본다. 그리고 엄마는 이런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들 역시 "둘째가 오빠 결혼할 때 축의금 줬어? 안줬으면서 뭘 그렇게 시샘해?"라고 동조해 줬다 그랬다고 한다. 

...그럼 나는? 나 결혼할 때는 난 엄마에게도, 오빠에게도 1원도 받지 못했는데... 오히려 오빠 정장 한벌을 맞춰주었고 (수험생활을 오래해서 입을 옷이 변변치 않았다.) 사실 오빠 결혼식 때 나도 옷 받으려나 기대했지만 고맙다는 커녕, 기대했다고 꾸지람만 들었었다.

 전해 들으면 들을수록 날 지치게 하는 그들만의 세상. 그사세. 그래서 또 이 마음을 타개하려 오은영 금쪽 상담소 등 유명 강의들을 찾아보았다. 이게 내가 힐링하는 법이지...후


첫번째 강의: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 수업

에서 "부모에게 받은 상처 극복 처방"이었다. 피식하고 웃으며 화면을 캡쳐했던 거는, "그런 적 없어"라는 마법의 문장 때문이었다.

나도 지난 몇십년간 울분에 쌓여 엄마에게 대체 나에게 왜 그랬어? 하고 물으면 (또는 오빠에게 그렇게 물으면), 그들은 항상 대답했다. "기억 안나." 또는 "그런 적 없어" 라고. 

본인이 기억이 안난다는데, 나는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고. 그러면 대화 진행이 될까 안될까? ㅎㅎ

어쨌든 오박사님이 전했던 말씀 중에 와닿았고 힐링되었던 대목은,

"그런 적 없다"라는 엄마와 이야기할 때
이는 진실공방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나 그 때 상처받은 그 아이는 "어린아이"였다라는 점이에요.
진실공방과는 무관하게 어린아이가 주관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네, 그렇게 느끼게 한 것" 맞습니다.

또 덧붙여 주셨던 말씀이,

"이 사람이 못나서 사랑을 못받은게 아니에요.
부모역시 불완전한 존재라서 해결하지 못한 부모의 문제가 자식에게 상처를 남긴 것이에요.
그래서 냉정하게 말하면 차별은 차별받은 자의 탓이 아니라, 그렇게 행동한 '부모의 문제'입니다."였다.

 

그럼 대체 어떻게 상처를 극복해야 할까?

그럴 때 오은영 박사님이 하셨던 말씀은,

"부모를 그냥 사람으로 보시고, 그 사람은 어떤 특성을 가졌을까?" 라고 생각하고
한 인간으로 탐구해 보지 않으면
부모가 준 상처를 오롯이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랑받지 못한 내가 나를 미워하게 되고, 끊임없이 자존감이 떨어지고 울적해 진다.
그리고 이것이 쌓이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조금만 섭섭해지면 슬퍼진다.
그래서 나와 부모와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결국 나의 마음을 보호하고,
나를 좀 더 치료하고 위해서 다음에 펼쳐질 나의 삶을 더 가치있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또 한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셨다.

한 여성분이 30대에 결혼하고 딸을 낳았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체중이 급격히 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정에 갔는데 친정엄마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쭉 훑으시더니 "야야야 너 몸이 그게 뭐니? "라고 꾸중했다.

 "교통사고 때문에 몸이 아파서 그래요"라고 대답하자 "야야야 그거 너 살빼면 다 좋아져~ 야 이게 뭐니. 너 그 생선가게 아줌마가 날씬한 딸 결혼해서 잘 살죠? 라고 물어보는데, 너 앞으로 그 생선가게 앞으로 지나가지마" 라고 맞받아 쳤다 한다.

그리고 딸은 내가 친정에 다시 오나봐라 하고 결심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내가 들어도 아.. 저 엄마는 딸에게 대못을 박네.. 싶은데, 여기에 대해서도 오은영 박사님은 다른 말씀을 해 주셨다.

이분의 친정어머니는 그 상황은 다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딱 그렇게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거예요. 
어떤 사람은 상황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을 해 주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러지 못해요 (공감 능력이 부족해요). 단지 친정엄마처럼 자신의 입장으로만 상황을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렇다고 친정엄마가 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딸은 한발 떨어져서 "우리 엄마가 원래 좀 공감을 잘 못하긴 하지.나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우리엄마가 원래 상황을 좀 그렇게 바라보지~"라고 생각하며 "한 인간의 특성"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없으면 딸은 이 엄마가 주는 상처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요.

지난날의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늘 부모를 한발짝 떨어뜨려놓고 한 인간으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내 가족이라 나랑 그렇게 몇십년을 부대끼며 살았는데, 어쩜 날 이렇게 이해 못해주나 싶은 서운함이 억울함이 밀려올 것 같은데. 오히려 한 인간으로 이해해보라니.

하지만 그게 내가 잘 안되는 부분이라 내가 이렇게 상처받고 있구나 싶었고, 그래서 난 절연이라는 단어를 꺼내면서까지 멀찍이 떨어져서 살아보려 한다.

두번째 강의 : 프리한 닥터W 

의 "엄마가 오빠랑 나를 대할 때 차별했던 이유"라는 강의였다. 비교적 짧은 내용을 다뤘지만, 여기서는 오박사님의 처방과는 다르게 "그럴 수 밖에 없는 내재적 DNA"를 설명해 준다.

와닿았던 부분은, "엄마들이 대하는 아들은 어린연인처럼 조심스럽지만, 엄마들이 대하는 딸은 나의 아바타 같은 존재라서 (딸이 어릴 때는 분신같은 존재),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엄마는 딸에게 부탁도 편하게 하고, 너는 날 이해해줘야지~ 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데다가, 친구같은 딸과 나를 보살펴 주는 딸을 원하면서도, 또 아들에게 더 큰 사랑을 준다는 것이었다.

웃겼던 사례가, "친구같은 며느리, 딸같은 아들"이라는 말을 하고 다니면 요즘 50~60대 엄마들은 큰일날 소리 한다고 뭐라 하지만 "친구같은 딸"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좋은 관계다라고 인정받는단다. 하지만 결국 재산이나 온갖 경제력은 아들에게 주고 결국 늙고 힘없어지면 딸에게 기대는 현상이 많아 딸과의 갈등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같은 딸이 어딨어요? 엄마랑 딸은 친구가 되면 안돼요. 엄마와 딸은 부모자식 관계지"라고 딱 잘라 말해주는 프리한 닥터W가 참 사이다 같았다.

세번째 강의: 정신분석 상담 전문가 박우란님

https://youtube.com/live/O3COcmQntEo?feature=share 

 이 강의는 모든 사람들이 그냥 쭉 들어봤으면 좋겠다. (나도 반복해서 들을 예정이다)

 다른 분들처럼 예능적인 요소가 있거나 하진 않아서 좀 지루할 순 있어도, 확실히 내공이 많다. 그리고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헤어짐"을 제시해 주신다. 엄마에게 정서적, 정신적, 경제적, 물질적, 신체적 독립을 하고 그 관계를 끊어내 자신을 지키라는 방안이다. 분리와 상실을 경험해 내야 비로소 한 인간이 된다 하셨다.

 그렇게 해야 본인이 바로 서고 자신이 받았던 부정적 감정적 유산이 아이에게 대물림 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호를 키우는 내 입장에서 너무 절실하게 와닿았다.

 아래는 유툽 댓글을 읽다가 너무나 와닿았던 글이라 캡쳐했다. (박우란 선생님이 해 주신 말씀을 잘 요약해 주셨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엄마와 오빠와의 관계는 비정상적이다. 너무나 서로에게 종속되어 있어 10대 청소년기보다 더 큰 애착과 자웅동체가 이뤄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걱정도 많이 되어 엄마에게는 "그만 놓아달라고", 오빠에게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습관을 들이라고" 그간 참 많이도 소리쳤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비정상적인 사람에, 감정이 1도 없는 냉혈한에 불효녀이고, 오히려 오빤 따스한 아들, 효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비교당했다.

 그래서 난 그사세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 제발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음 좋겠다. 둘이 알아서 복닥거리며 알아서 살다가 연을 끝냈음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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