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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 나의 귀여운 댕댕이 동생아.

오늘 너가 강아지별로 갔다는 소식을 무심결에 툭. 하고 들었어. 

너무 힘들어해서 엄마가 편하게 눈 감으라고 보내주었다는 소리를 듣고, 너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거.. 그리고 너의 17년 견생을 마무리 할 시간과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고 보내준게 너무 .. 정말 너무 아쉽더라.

눈물이 너무 많이 나는데, 누나는 딸 앞에서 울 수가 없어서 참고 또 참았어.

머릿 속에 자꾸 하늘이 너를 처음 만난 날, 그리고 이가 나기 시작한 너가 내 영어책을 깨물면서 장난쳤던 순간들이 떠올랐어. 아빠 돌아가시고 사람들이 장례 치른다고 집에 우르르 들어오니 무서워서 쇼파 밑에 숨어 있는 널, "하늘아 하늘아"하고 부르니까 누나 목소리 듣구 나왔던 너의 모습도.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찍었던 무수히 많은 사진들과 동영상들. 하나하나 떠오르며 누나 마음이 너무 아렸어.

추운 겨울날, 누나 침대 속으로 들어와 품속을 파고들며 잠을 청하는 너의 귀여운 모습이, 나의 베개에 주인인듯 떡 하니 누워 행복한 미소로 잠을 청하는 너의 모습이. 늦잠자고 싶은데 일어나라고 낑낑거리며 고구동산으로 끌고 가던 너가, 공을 던져주라고 낑낑대는 너의 애교가 귓가에 맴돌았어.

나주 갔다가 주말에만 오는 나를, 항상 그 누구보다 격하게 반겨주던 너를. 날 보고 뭐가 그리 좋은지 항상 웃어주던 너가..

어느 순간부터는 힘도 없고 기력도 없고 눈도 안보이고.. 먹으면 설사하던 너를

그저 내 몸이 무겁다고, 내 아이가 더 소중하다고, 때론 너가 귀찮다고. 그리고 너 때문에 밤에 거실에서 뭘 먹지를 못한다고 투정부렸던 내가. 너무 밉고 미웠다.

내가 뭐라고 너에게 이리 함부로 대했던 걸까. 나 좋다고 따라다녔던 너의 어린시절, 건강했던 시절을 같이 겪었는데.. 그저 그 마지막 극동에서의 1년의 시간을 왜 이리 함부로 낭비했던 걸까.

과거의 내가 너무 밉고 한심했어.

사진들과 영상들을 보며, 괜히 나 때문에.. 내 가족이 너의 보금자리를 좁히고 너의 행동반경을 좁혀서 괜히 너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너가 그렇게 1년 동안 급격히 나이들어버린 건지.. 그런거 아닌가 싶어 마음이 무겁고 또 무겁다.

미안해. 만나면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은 말은, 누나가 미안해.

미안하다 정말.. 끝까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주지 못해서 누나가 정말 미안해..

그리고 너의 인생의 모든 시간들을 누나와 가족을 위해 헌신해 주어 다시한번 고마워.

이번 생, 살아내느라 너무 고생했어.

누나가 강아지별에 놀러가면 반겨..줄거니? 이사 나오고 나서 널 만나러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널 한번이라도 더 따뜻하게 안아주었어야 했는데.. 한번 더 뽀뽀해 주고 나올 걸. 후회가 너무 많은 밤이다.

사랑한다. 나의 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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