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카츄백만볼트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첫째 등원시키고 남편과 같이 조조영화를 보러 갔어요. 1+1 쿠폰으로 영화 2매 예매했어도, 영화티켓값이 많이 올랐더라구요! 영화관 경기가 안좋다더니..(CGV 유상증자가 웬말이냐.. 주주는 피눈물난다) 그래도 조조라 그런지 영화관 전세내고 편하게 본 것 같아요.
이선균, 정유미 배우 주연의 영화 '잠'은 개봉하기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봉준호 감독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고 코멘트를 남기면서 더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요. 특히 칸 영화제 초청작이라고 하고, 뭐니뭐니해도 연기력 논란없이 깔끔한 이선균 & 정유미 두 톱 배우의 등장에 더더욱 궁금해져 보게되었습니다.
그럼 리뷰를 시작해 볼게요. >_<
3대욕구 중 가장 강한 수면욕, '잠'을 못잔다면..?
인간의 3대욕구인 성욕, 식욕, 수면욕 중 가장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수면욕이 가장 강한 것 같아요. 오죽하면 고문의 기술 중에도, 잠을 안재워서 사람을 미치게 하는 건 있어도 배출을 못하게 해서(se...엑스라던가) 또는 못 먹게 해서 고문당해 죽었다.. 라는 말은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초지일관 영화의 핵심적 주제인 '잠'이 더욱더 영화를 보는 시청자의 신경을 자극하는 강력한 매개체로 다가온 것 같았습니다. 그렇잖아요? 잠을 못자는 건 누구나 상상할 수 있고, 누구나 한번즘 경험해 본 적이 있기에 더욱더 '잠'을 못자거나 '잠'을 이상하게 자거나, '잠'때문에 생기는 모든 신경성 반응에 더욱더 강하게 공감하고 반응하게 된다는 걸요.
영화는 남편의 이상한 몽유병 같은 증상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ex. 강아지 후추, 생후 100일도 안된 딸, 자기 자신 혹은 사랑하는 남편)이 다칠까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는 아내 정유미 &
그리고 잠만 자면 나오는 자신의 이상한 증세가 너무 싫고 스스로 무서워서, 잠에 들지 못하는 남편 이선균의 연기가 러닝타임내내 꽉 채워져 끝이 납니다.
가장 편안해야 할 '집&침실'이 공포대상이라면..?
배경공간도 가장 편안해야 할 '집', 그리고 집에서 가장 아늑해야 할 '침실'이에요.
침실, 그리고 집 곳곳에서 섬뜩한 광경을 매일 마주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과연 견딜 수 있을까요?
영화 '잠' 결말 스포 & 줄거리
(warning!!) 아래부터는 영화 스포입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결말을 알기 싫으신 분들은 여기서 멈춰 주세요 :)
스틸컷에서 보셨다시피, 아내 정유미는 거의 만삭입니다. 아이를 만나기 얼마전부터 갑자기 남편이 '누가 들어왔어'하며 잠자면서 잠꼬대같은 잠꼬대를 하더니, 그 날부터 본격 공포 영화가 시작합니다.
★★★★★중요한 건, 위 스틸컷에서 남편 이선균이 들고 있는 건 '대본집'이에요. 정유미가 이선균에게 "오빠 어제 그게 무슨 잠꼬대야????"라고 물어보자, "아~ 그거 내가 연습하고 있는 연기대사야!! 하며 영화의 중요한 맥락을 한번 날려주죠." 이선균이 왜 연기자 직업을 가진걸로 나온건지 영화가 후반부로 갈 수록 알게 되어요. 이게 결국 해석의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암튼 저도 만삭 임산부라 공감갔지만, 임산부는 특히나 쉽게 피로해지고 호르몬때문에 예민해져서 감정기복도 심하고 잠도 많이 자야 하는데.. 매일 밤에 불안과 두려움, 의혹, 의심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자주 깬다면? 와우.. 상상도 하기 싫어요.
영화의 또다른 주제는 '층간소음'과 '이웃사촌'인데요.
밤마다 남편 이선균이 문도 쿵쿵 두드리고 냉장고에서 날 고기나 날 생선을 빼서 우걱우걱 먹고, 몸을 너무 벅벅 긁어서 마룻바닥에 피자 낭자하고...... 이것만도 미칠 지경인데, 아랫집에서는 "조용히 좀 해 달라, 배려 좀 해 달라"며 찾아온다면?
그런데 남편의 몽유병 증상이 결혼하기 전부터 있었던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생긴 현상이라면? 대체 왜 그러나!!! 왜 갑자기 그러나!!!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면서도 현대의학(수면클리닉)이나 또는 민간요법(빙의된거라면 굿)을 통해서라도 해결하고 싶어지겠죠?
아내 정유미도 그러했습니다. 수면클리닉을 다니며 자기전에 핸드폰 시청금지, 수면유도제, 자기 전 운동, 술 금지, 수면환경 조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받아봤지만 남편 이선균의 행동이 점점 과격해지고 심해지자 (ex. 키우던 강아지 후추가 짖는다고 강아지를 죽여서 냉장고 안에 넣어놨어요. 물론 남편은 기억을 못하죠), 결국 친정엄마를 통해 용하다는 보살님을 집으로 모십니다.
보살님은 집안을 둘러보고 섬뜩한 말을 해요. "한집에 두 남자를 데리고 살고 있구만 ㅉㅉ"
"아내 정유미가 젊고 예쁘니까, 아내를 좋아하는 귀신이 따라 들어와서 남편에게 붙어있어. 누군지 생각해봐."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떠나요. 처음에 이런 말같지도 않은 해석을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결국 정유미는 이선균이 자신의 갓 태어난 딸까지 위협한다고 생각하며 불안해지자 과거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 혹은 자신에게 고백했던 사람들을 떠올려봅니다.
하지만 귀신이 되려면 사람은 죽어야 하죠? 이상하게도 자신과 썸띵이 있었던 남자들은 모두 다 살아있었어요. 그러던 중, 아랫집 '층간소음'을 지적했던 아주머니의 아버지 (할아버지라고 칭할게요)가 최근에 돌아가셨고, 할아버지 생전에 부부관계 관한 짖궃은 농담을 한 내용이나 정유미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집착했던 걸 떠올려.. 결국 정유미는 '남편에게 붙은 귀신이 그 할아버지구나!'라고 자체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몽유병에서 갑자기 장르 호러로...?
그 때부터 영화는 갑자기 산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_@
빙의된 할아버지를 쫒아내기 위해 온 집에 부적을 붙이고, 자고 있는 이선균을 알몸으로 놔두고 빙의탈출(?) 굿도 벌입니다. 이선균 몸에 부적도 새겨서 잡귀가 씌이지 못하게도 해 보죠.
하지만 "그 할아버지가 이선균의 몸에서 나가는 걸 거부해. 개소리와 아기 우는 소리 없이 아내 정유미와 살아보고 싶나봐"라며 끝까지 몸에서 나오는 걸 거부하자, 결국 정유미는 서서히 미쳐가며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어요. 여기서 정유미의 연기력... 캬! 충혈된 눈, 풀어헤진 머리, 발악하는 목소리. 찰떡이었어요.
엄마는 신생아를 돌봐야 하는데, 본인이 너무 그 우울과 공포에 사로잡혀 버리자 잠도 못자고 신경은 예민해지고 이상행동을 하게 되어 정신병원(정신의학과센터)에 들어가게 되고, 결국 퇴원하는 날 결단을 내립니다.
An eye for an eye, a tooth for a tooth. 저는 이말 좋아하는데요. 결국 정유미는 남편에(할아버지 귀신이 빙의되었다고 생각하고)에게 "내 딸 건드리기만 하면, 나도 네 딸 죽여버릴거야!"라고 소리치며 아랫집 아줌마(할아버지 딸)와 키우던 개까지 납치해 와 개는 죽이고 아주머니 머리에 전동 드라이버를 작동시키며 천도하라고 협박하죠.
"알았어 미 ㅁㅊㄴ아, 가면 될 거 아니야" - 해석논란
결국, 이선균이 나지막하게 "알았어 이 ㅁㅊㄴ아, 나가면 될 거아니야"라고 말하며 뭔가 창문 쪽으로 다가가더니 (정유미의 눈이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며) 빛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정유미와 이선균이 서로를 쳐다보며 "다 끝났다. 할아버지 갔어"하며 영화가 끝이 나는데요.
여기서 해석이 갈립니다. 우선 같이 영화를 본 남편은 '이선균이 극 중 연기자잖아. 정유미가 미쳐가니까 안심시켜주려고 할아버지 귀신이 천도한 것 처럼 연기하거야. 괜히 감독이 이선균의 극중 직업을 연기자로 설정한게 아니야"라고 말했어요.
저도 그 말에 동의하면서도, 제가 임산부라 그런지 '아이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데 ㅠㅠ 저럼 아이 못키워...'라는 마음이 강해서인지 "해피엔딩"을 믿고 싶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 천도한 걸로 영화 끝내자!'라고 자체 결론을 내렸죠.
영화보고 나서 후기들을 찾아봤는데요, 남편말에 동의하는 해석들이 좀 더 압도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살아가야 하니까, 정유미가 미치면 안되니까 남편이 아내 마음 편하게 하고자, 할아버지 귀신이 천도했다고 생각하게끔 남편이 연기한 거라고 말하시더라구요.
저는 이러한 논란 자체가 영화 '잠' 감독의 노림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영화에 꼭 답을 내릴 필요가 없으니, 본인이 내리고 싶은대로 결론을 내리고 마무리 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모든 임산부와 엄마들을 존경하며 (엄마는 강하다!) 해피엔딩으로.....마무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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